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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어느 상인의 시
  • 등록일  :  2007.04.16 조회수  :  2,896 첨부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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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商人의 詩




    하늘에 해가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점포(店鋪)는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하늘에 별이 없는 날이라 해도


    나의 장부엔 매상(賣上)이 있어야 한다.




    메뚜기 이마에 앉아서라도


    전(廛)은 펴야 한다.




    강물이라도 잡히고


    달빛이라도 베어 팔아야 한다.




    일이 없으면 별이라도 세어야 하고


    구구단이라도 외어야 한다.




    손톱 끝에 자라나는 황금(黃金)의 톱날을


    무료히 썰어 내고 앉았다면


    옷을 벗어야 한다.




    옷을 벗고 힘이라도 팔아야 한다.


    힘을 팔지 못하면 혼(魂)이라도 팔아야 한다.




    상인(商人)은 오직 팔아야만 하는 사람


    팔아서 세상(世上)을 유익(有益)하게 만드는 사람.




    그러지 못하면 가게 문에다


    묘지(墓地)라고 써 붙여야 한다.